꿈은 없던 일 사진
꿈은 없던 일

아티스트 잔물결

발매일 2023-11-07

장르 Rock

포맷 싱글

발매사 미러볼뮤직

대한민국의 3인조 밴드 “잔물결”은 깊은 물 위 표면에서 얕게 일렁이는 물결 같은 정서를 노래한다. 2022년 초여름 창원 메타세콰이어길의 어느 카페에서 데모곡 ‘꿈은 없던 일’, ‘이해의 왕’ 두 곡을 부른 날을 시작으로, 2023년 첫 클럽 라이브로 3일간 투어 공연(부산, 대구, 창원)을 하는 등 천천히 자신들만의 음악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잔물결”이 2023년 11월, 첫 EP [꿈은 없던 일]를 발매한다. ‘꿈은 없던 일’, ‘이해의 왕’과 함께 ‘조각사유, ’선택적 얼간이’, ‘사라지는 불꽃 아래서 우리는 춤을 추자’ 등이 수록되었다.


바란 적 있는 사람들의 노래, 잔물결 EP [꿈은 없던 일]
밴드 잔물결의 첫 EP [꿈은 없던 일]은 무언가를 바란 적 있는 사람들의 노래다.

지금 멈춰 선 찰나를 붙잡을 수 있기를,
네가 나를 이해하게 되기를,
그저 곁에서 박자를 맞춰주기를,
사라지는 불꽃 아래서
한 번도 춘 적 없던 춤을 함께 추게 되기를.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간절히 바라지는 않는다.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듯,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음을 담담하게 노래한다.
그들의 바람은 간절함보다는 조용한 체념을 닮았다.

“지금 멈춰 선 찰나를 잡아요 / 닿을 수 없겠지” (꿈은 없던 일)
“엉킨 네 맘을 채운 건 내가 아닐 거야 / 고갤 끄덕이지” (이해의 왕)
“네가 다 잊었다는 건 잘된 일이야 / 없었던 일이 된 건 아니어도” (조각사유)
“그 사람처럼 될 순 없겠지 / 아마 평생 못할지도 몰라 / 그녀를 춤추게 하는 건” (선택적 얼간이들)

그래서 잔물결의 노래는 아름답고 편안한 멜로디,
담백한 목소리에도 옅은 쓸쓸함이 묻어난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마음에는 외로움이 깃들기 때문이다.
잔물결의 고유한 서정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잔물결의 노래는
해 질 녘 혼자 해변에 앉아 ‘아득히 멀리’
바라보는 한 사람을 떠오르게도 한다.
그가 바라보는 건 이제는 붙잡을 수 없는
지나간 시간이자 한 번쯤 꿈꿔 본 시간이다.

“스쳐가는 손뼉들 / 사라지는 불꽃들 아래 / 우릴 닮은 사람들
(…) 넌 춘 적 없던 춤을 / 춤을 추자 춤을 / 추다 모래성을 밟아도”
(사라지는 불꽃 아래에서 춤을 추자)

혼자 해변에 앉아 바다를 지켜본 사람은 안다.
파도는 부서지고 사라지지만, 잔물결은 그저 일렁인다.

그래서 그들은 노래하는 지도 모른다.
파도 같은 시간이 지나간 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잔잔한 진동.

그 일렁임을 지금 여기에서 함께 나누자고.

- 에세이스트 김달님


잔물결 EP [꿈은 없던 일] track list

01. 꿈은 없던 일 (Pong po-ong pong)
우리는 가끔 제자리를 달리는 꿈처럼
지나간 날들에 대해 반복해서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놓치고 나면 다시는 잡을 수 없을 텐데.
잘 기억나지 않는 어젯밤 꿈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이,
없던 일이 될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02. 조각사유 (Mind piece)
누군가 당신의 죄를 용인했다고 해서
당신이 누군가의 마음을 죽였던 일이 사라지진 않아요.

03. 이해의 왕 (King of mercy)
처음 만난 사람의 얼굴은 늘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얼굴에서 정말 간절히 바라던 것을 툭. 하고 얻을 때의 기분이란.
아니, 이게 이리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니...
저는 위로받았습니다. 그것이 아주 얄팍한 위로라고 할지라도요.
고작 ‘처음 만난 사람의 얼굴 표정’에서 ‘이해’라는 후광이 비치던 날,
그 찰나의 빛으로 인해 생긴 짧은 안식과 긴 그림자에 대한 노래입니다.
나를 이해해 준 게 너였다면 참 좋았을 텐데요.

04. 선택적 얼간이들 (Fingers, arms, idiots)
자신이 중심이 되는 사람보다는,
구석에 있는 나를 억지로 끌어당겨 중심에 세우는 사람보다는,
모서리에 앉아 어깨를 내어주고 함께 음악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이 좋았습니다.
같은 박자로 부딪히는 우리의 손가락도 좋았습니다.
그 모든 몸짓들은 나를 편안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주인공이 되지 못했고, 그녀를 춤 추게 할 재주도 얻지 못했지만,
영화에서는 늘 조연들이 더 멋있고, 노래는 코러스 부분을 따라 부르는 게
더 신명 난다는 것을 그때의 우리는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05. 사라지는 불꽃 아래서 우리는 춤을 추자 (Firework dance)
최악의 조건에서도
나름 나쁘지 않다고 착각하며 살아올 수 있었던 건
지금 이렇게 활짝 웃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기 전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어느 바닷가, 불꽃놀이와 함께 음악이 시작되고
그 아래에서는 소외된 사람 하나 없이 모두가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쌓아 올린 희망이 무너져도,
아니면 오늘이 나에게 또 다른 상처로 남게 되더라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태어나서 처음 춤을 추고 있는
당신이 계속 웃어줬으면 좋겠습니다.

- 잔물결 이단도

Credits

All lyrics written by 이단도
Tracks 1,2,3,5 composed by 김현우
Track 4 composed by 이단도
All songs arranged by 잔물결
Vocal recorded by 이한배 at Musisis
Mixed by 천학주 at Mushroom Recording Studios
Mastered by 이한배 at Musisis
Artworks by 알맹이

이 음반은 2023 경남음악창작소 음반제작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TRACKLIST